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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박정옥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거의 10년 전, 그녀가 대학원 졸업을 앞둔 시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도 그녀의 작품엔 그녀만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지금처럼 세련되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그래서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가슴에 와 닿아서 소중하게 간직했었다.
그리고 10년 후, 문득 마주쳤을 때 그녀의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어서 박정옥의 작품이란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물론, 작가의 작품은 다양해지고 세련되어졌다.

 초기 발표작에는 조금은 괴기스럽게 느껴졌던 긴 머리의 여자가 등장했고 작가의 마음인 것일까,
지그시 눈을 감고 있거나, 울기도 했다. 그 후로는, 비오는 풍경이 등장했고, 아담한 집과 정겨운 계단이 등장했고 긴 머리의 여자는 이제 감정을 침잠시킨 고요한 얼굴이 되어 등장한다. 비오는 풍경을 보면 '내 마음에 비가 오는데...어떻게 알았지...?',
아담한 집을 보면 '나도 늘 저런 집을 꿈꿔 왔는데...어떻게 알았지...?',
계단을 보면 '저 계단으로 올라가면 네 마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고요한 얼굴은 가끔 눈물을 떨구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다. 

  이렇게 예나 지금이나 작가 박정옥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작은 컵과 주전자 같은 실용적인 것들에 담아내 아주 가까이에서 속삭이고 있다. 그렇다. 그녀의 이야기가 전보다는 작게 들린다. 아마도 작가가 성숙하고 발전해가기 때문일 게다.
작가는 우리들이,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는 것에 그리고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 보다
작은 속삭임에 더 주목하고 귀 기울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게다. 

이제는 우리가 작가 박정옥이 전하는 손 안의 속삭임을 즐길 차례가 되었다.

여기에, 아름답고 고즈넉하고 자연과 함께한 히든 스페이스에 박정옥의 작품을 담아보았다.
퍽이나 잘 어울리는 풍경이 된다

큐레이터 윤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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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llda